“어지럽고 팔에 힘이 빠졌었는데 30분 만에 괜찮아져서 병원에 안 갔어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이야기다.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 저절로 사라지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일과성 허혈발작, 즉 TIA일 수 있다.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류가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응급질환이다. 한쪽 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저리고,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며 발음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말이 잘 안 나오거나 상대방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한쪽 눈이 갑자기 안 보이거나 시야의 절반이 사라지는 경우, 심한 어지럼과 함께 걷지 못하거나 균형을 잡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졸중은 치료가 빠를수록 후유증을 줄일 수 있어서, 증상이 시작된 시각을 정확히 기억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는 TIA다. 뇌졸중과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개 수 분에서 길어야 한 시간 이내에 저절로 사라진다. 혈관이 잠깐 막혔다가 다시 뚫리면서 뇌 손상 없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많은 환자들이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나 보다”, “이제 괜찮아졌으니 됐다”며 병원에 가지 않고 넘어간다.
TIA는 증상이 사라졌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TIA를 겪은 환자 중 상당수가 며칠, 심지어 몇 시간 안에 실제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특히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가 가장 위험한 시기로 알려져 있다. TIA는 몸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 신호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원인을 찾아 대응하면 이후에 올 수 있는 진짜 뇌졸중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TIA가 의심되면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 평가받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뇌 영상검사로 미세한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목과 뇌의 혈관 상태를 살펴본다. 심장에서 혈전이 생겨 뇌로 넘어간 것은 아닌지도 함께 확인한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어느 혈관이, 어떤 이유로 문제를 일으켰는지 파악해야 향후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입원해서 집중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 흡연력이 있다면 TIA의 위험이 더 높다. 증상이 아주 짧고 경미하더라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순간적으로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에 힘이 빠졌다가 금방 회복되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병원 진료를 권해야 한다.
증상이 사라졌다는 것은 위기가 끝났다는 뜻이 아니다. 다음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뜻이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이름 그대로 ‘일시적’이지만,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갑작스러운 신경학적 증상을 겪었다면 좋아졌다고 넘기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진짜 뇌졸중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